문헌내용
누항(漏項, 시어목-세목)․성치(城峙, 성잿골) : 1972년 ‘성치’와 합쳐 한 분리가 되었다. ‘누항’은 시어목의 한문자 표기고 ‘시어목’은 물이 새어(시어) 들어가는 목(좁은 부분)이라는 말이다. 천호산 북쪽 근처에 지형이 삿갓을 뒤집어 놓은 듯한(圓錐形) 곳이 있는데 비가 오면 물이 그 속으로 흘러 들어감으로(천호동굴 속으로) 시어목이라 했다. ‘성치’에는 나백전(羅百戰) 때 쌓았다는 천호성이 있어 ‘성잿골’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 익산시사 -
구술요지
1) 새로채록된 내용 :
- 누항 : 漏項. 마을의 목 부분이 바로 천호동굴인데, 동굴에서 물이 새는 모습을 빗대어 마을의 이름을 누항이라 붙여졌다.
2) 유적, 터 및 기타지명 :
- 누하 : 누항의 아랫마을이라서 누하. 완주군에 편입되어 있다.
- 장수굴 : 굴속에서 장수가 나왔다고 함. 장수가 굴에서 기어 나올 때 짚었다는 손바닥 자국과 무릎 꿇은 자리가 있다.
- 절터골 : 절이 있던 골. 빈대가 많아 절을 태웠다고 전해진다.
- 채변골 : 사람이 죽으면 이곳에 시체를 갖다놓고 2, 3년간 방치하였다고 한다. 이런 풍습을 채변이라 하여 지명도 채변골이 되었다고 한다.
- 짝박골 : 바위 두 개가 딱박이 서 있다 하여 짝박골이라고 불렸다.
- 성태봉 : 성치골. 성터(천호산성)가 있어 성치골이라고 한다.
- 상세골 : 부자가 살았다는 자리.
- 상사골(터) : 스님에게 속아 부자가 주령을 잘라내었다고 하는 자리이다.
- 응골 : 겨울부터 여름까지 항상 그늘져 있어 응골이라 불렀다.
- 양지편 : 해가 잘 드는 곳이어서 양지편이라 한다.
- 삼박골 : 삼박골, 술치골, 응골에서 나오는 물이 이곳에서 합쳐졌다. 세 군데에서 나오는 물이 합쳐지기 때문에 삼박골이라 불렀다.
- 삿갓봉 : 봉우리 모양이 삿갓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 시루봉 : 시루 구멍처럼 동네가 산다고 하여 시루봉이다.
3) 전설 및 민담 :
- 누항마을에 있는 대추나무 이야기 : 옛날에는 누항마을이 물에 잠겨있었다. 대추를 실은 배가 제를 넘어오는데 높은 봉우리 옆에서 배가 흔들려 대추가 떨어졌다고 한다. 그때 배에서 떨어진 대추가 자라 지금의 대추나무가 되었다.
- 상세골 부자 이야기 : 상세골에 인색한 천석꾼 부자가 살았다. 이 부자에게 시주를 받으러 온 스님이 되레 모욕을 당하고 쫓겨났다. 두 번째 찾아가서도 부자의 태도가 변하질 않자 스님이 ‘저 주령을 잘라내면 이 자리가 만석꾼 자리가 될 것이다’라며 부자를 속였다고 한다. 속은 줄도 모르고 부자는 스님의 말대로 주령을 잘랐는데, 부자는 망했다고 전해진다.
- 도깨비 이야기 : 술에 취해 제를 넘어오다 어떤 사람과 시비가 붙어 싸운다. 이기고 나서 그 사람을 나무에 묶어놓고 다음날 가보니 빗자루가 묶여있더라는 이야기이다.
- 돼지밥 먹는 구렁이 : 영리한 구렁이가 돼지밥을 해놓을 때마다 솥뚜껑을 열고 밥을 훔쳐먹었다. 구렁이를 잡았더니 집안이 망했다고 한다.
- 왕궁 연봉리 구렁이 이야기 : 구렁이가 우는 소리에 집이 울렸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2, 3년을 울다 업이 나가는데 바로 사라지지 않고 대문 문턱에 고개를 올려놓고 있었다고 한다. 그 구렁이를 다시 집안으로 들이기 위해 사람들이 백지장을 들고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누가 와도 반응하지 않고 다만 세 살 먹은 애기한테만 고개를 들고 반응했다고 전해진다. 집안의 운이 전부 빠진 가운데 그 애기한테만 운이 남아있었다는 얘기이다. 후에 구렁이는 사라졌다고 한다.
구술채록
A1 조종옥. 1944년.
A2 김복례. 1939년.
B1 이동혁.
B2 이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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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여산은 왜 여산이고 누항은 왜 누항인지 그 유래를 듣고 싶습니다.
A1 : 여기가 여산면인데 여산면이라는 자체가 글씨를 보먼 숯돌 여 자, 묏 산 자, 그럼 여산 아녀. 근디 숯돌이 여그서 나. 여그서 젤 원초적인 숯돌이 여기서 났어. 그리가지고 왜 여기가 지역이로 봐서는 완주로 따지야 하는데 익산이로 따졌단 말여. 여그서 숯돌이 났기 때문에 지역구를 그전 원한티 뺏긴 거여. 완주군서는 이 숯돌 여 자를 쓸 수가 없어. 그리서 여기를 여산면이로 이게 편입이 된 것이고, 익산시로. 그러고 여산면 중에 누항이다, 그럼 여그가 동굴이 있어, 천호동굴이. 천호동굴이 있는디 여기 물이 그리 새야. 긍게 이게 누항의 모가지거든? 그리서 여기에서 그 동굴로 물이 새서 저 거시기로 빠져, 저 고속도로 있는 디로, 휴게소로. 그리서 여기 샐 누 자를 쓰고 모가지는 거기가 우두머린 게 모가지서 물이 새서 누항이여. 그로고 이 아래뜰은 누하여. 모가지서 물 새는 동네의 밑이 동네다, 그 말이여. 그리서 이 아래는 누하고, 여그는 누항이고 그려. 누하는 완주군이로 딸렸어.
B1 : 옛날에는 누항과 누하가 한 마을이었습니까?
A1 : 아니여. 그전부텀 군도 틀리고 마을도 틀려. 누하라는 것이 이 글씨적이로 보먼 명칭이 없어. 누항에 사는 그 지역의 아래동네다, 이 말이여. 그 아래는 명칭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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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산에 장수굴이 있다.)
B1 : 거기를 왜 장수굴이라고 불렀습니까?
A1 : 그른 게 거그가 굴이 이짝에서는 사람이 들으가서 저짝이로 나오게 돼있어, 굴이. 그리서 그 장수가 그 속이서 여기를 지킬려고 살었다, 이런 얘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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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 그전 옛날이 우리 저 알도 못허는디 절터골, 절이 있어갔고 거그를 절터골이라고 허고.
B1 : 어디에 절이 있었습니까?
A2 : 시방 저 집 짓다 말은 디 그 뒤에. (산 밑에 공사 중인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시멘트 건물이 있음.) 또 그짝 이짝이는 그 저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먼 산에다가 이렇게 저 넣을 것을 만들어갔고 거그다가 한 2년, 3년을 거그다 놔, 이 신체를. 그리서 그것더러 채변이라 그런 겨. 그리서 채변이라고 그리서 거그가 채변골. 절이 있다고 혀서 절터골, 저 도장골은 뭐신가 몰라갔고 그짝이 도장골. 그 이짝이는 또 저 바우가 두 개가 있는디, 이게 두 개가 이렇게 딱박이 서 있어, 지금. 그리서 짝박골. 그리고 저기 그 위로 가서는 그 저 성태봉이 있거든, 저 위에. 성태봉이서 저기 비행기도 앉고. 그리갔고서는 거그 성치가 있다고 해갔고 성치골.
B1 : 성치골이면 거기에 성이 있었던 겁니까?
A2 : 그게 성이 있어 지금.
B1 : 거기를 천호산성이라고 합니까?
A1 : 어, 그렇지.
A2 : 천호산 위에가 그리서 성치골. 그리고 또 여기 저 이짝으 돌아와가지고는 부왕골. 부왕골도 있고 상세골도 있어. 그짝이는 상세골, 옛날에 부잣집이 살았디야. 상세골 옆이가 부왕골. 그리고 여그 와서 갓골 또 있어. 그리갔고 이 갓골서 이리 돌아가갔고는 시한부텀 여름까지도 거그가 항상 그늘이 져갔고서 응골. 응골 다음에는 인자 뭐시 있냐 하먼은 저기 삼박골이 있어. 의미는 모르겄는디 삼박골.
A1 : 응골 대신 양지편이 있어. 한쪽은 해가 안 뜨는 디고 한쪽은 해 떠서 응골이 있고 양지편이 있고 그려.
A2 : 열두 갠가 한 갠가 되야. 말허자먼 여기 채변골, 절터골, 도장골, 저 거시기 가서는 도장골 다음이는 저 짝박골, 그르고서는 그 동굴이 또 있고, 거그가 동굴이 있거든? 장수굴. 장수굴 다음이 성치골. 성치골 있어갔고서는 이짝이는 저 상세골. 상세골 다음이는 갓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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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 장수굴에 장수 비슷한 바위가 있습니까?
A2 : 장수굴에 장수바위가 있는디 저기 장수가 이렇게 무릎을 꿇은 자리가 있고, 거그가 지금 현재. 또 이게 이 손 짚은 손자국이 있고.
(제법 깊은 굴이었다고 함. 현재는 거의 메워진 상태.)
A2 : 현재 가서 보먼 알지만 무릎 꿇은 자리랑은 있디야.
B1 : 무릎을 왜 꿇었답니까?
A2 : 장수가 기어 나올 때. 장수가 이렇게 나올 때 거그서 인자 옛날 전설로 말허먼 장수도 엄마 뱃속에서 나와. 그 옛날 책을 보먼은 여러 가지가 있잖여. 근디 이 뱃속에서 나와도 거그서 장수가 어떻게 해서 나왔나는 몰르겄어. 나올 때 짚은 자리라고 혀서 무릎 꿇은 자리가 거그가 있어.
B1 : 태어나서 나올 때 짚은 자리가 있다는 겁니까?
A2 : 응. 거그서 나올 때. 그리서 그 속으서 장수가 나왔다고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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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 이게 이 제를 그전이는 이리 배가 넘어 다녔다는 디여. 이게 바다였었다는 거여. 왜 그러냐면 석회라는 것은 바다에 물이 차서 그 줄기라는 것이 그게 저 뭐여, 고기 뼈라는 것이거든. 전설이 고기 뼈가 그게 삭어서 뭉치먼서 돌이 되았다, 그렇게들 거시기 혀. 긍게 동굴치고는 물이 안 차있던 자리는 없어. 물이 찼었기 때문에 동굴이 생겨.
A2 : 근디 여그가 그전 옛날에 여그가 물이 있어갔고 저기 독산 나오는 디가 있어. 우리 저 석산 입구. 그 석산에서 배가 건너오다가 거그서 쪼매 높으다 해갔고 찔룩 했디야. 대추를 싣고 오다가. 석산에 인자 봉이 쪼매 높은 게. 그리갔고 거그가 대추나무가 나고 있어. 그르고 여기 또 이짝 석산 넘어가는 디서 배가 지나가다가 또 찔뚝 했디야. 그리서 대추를 거그다 쪼매 엎질렀다고 혀서 시방 거그가 대추나무가 산에가 있어. 대추나무가 현재도 있다니까, 양쪽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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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절터골에 있던 절은 왜 없어졌답니까?
A2 : 절터골이 거그가 절이 있었는디 빈대가 하도 많아서 불 질렀디야. 거그다 절을 지었는디 빈대가 많어서 못 살고 불을 지른 거여.
A1 : 그른 게 그전부텀 말이, 전설이 빈대 잡을라다가 불 질른다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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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상세골은 왜 상세골입니까?
A2 : 상세골이라는 디가 옛날에 아주 천석꾼이 부자가 살았디야. 부자가 살아서 겁나게 집을 잘 짓고 이렇게 사는디 저기 스님이 오셔갔고는 목탁을 똑똑똑 두드린 게로 인자 주인이 나올 거 아녀. 긍게 여기 시주허러 왔습니다 긍게 그 사람은 절대 시주를 안 준다고 뭐 밥을 못 줄라먼 족박부터 깨뜨린다고 옛날 말로 있지. 긍게 주든 안 허고 모욕을 줘서 보냈드리야. 그 저 스님을. 긍게 스님이 인자 괘씸허잖여. 괘씸허니까 저 갔어 인자 그냥. 그냥 갔다가 석 달인가 얼매 있다가 거그를 또 찾아왔드리야. 찾어와도 그 스님을 몰라보고 또 와서 주인을 찾은 게 또 똑같이 그러거든. 그런 게 인자 궁담(?)으로 그 사람만 알아듣게 허허, 저기만 어떻게 허먼 그냥 만석꾼이 부자가 되겄는디, 거기를 어떻게 여태 그냥 놔뒀는고, 그러드라는 거야. 그 스님이 인자 해코지 하러 왔어. 그리서 그 사람이 그때사 받아들이먼서 밥도 차려주고 어떻게 허먼 만석꾼이 부자가 되겄냐, 천석꾼이 부잔 게. 그런 게 여그서 이렇게 끊으먼은 대번이 만석꾼이 부자가 된다드리야. 거기 산 주령(줄기)이 시방 끊은 자국이 있어. 산 주령이 내려왔는디 인자 그걸 가만 두어야 명당도 나올 텐디 그 사람 말이 거그를 끊으먼 대번이 만석꾼이 부자가 된다. 그른 게 더 부자가 된다고 헌 게 솔깃했거든. 그리서 일꾼을 막 불러다가 그때만 해도 손이로만 헌 게. 거그를 끊으먼 시방 물이 그리 돌아와. 그리갔고서는 제만 남고 폴싹 망해서 그서 그 자리가 그렇게 생겼어. 그리서 그 물이 이짝으로만 이렇게 내려와야 하는디 시방 그짝으로 넘어가고 있어. 지금도 끊은 자국이 있고. 근디 그 중이 고렇게 해서 원수를 갚드리야.
B2 : 그 끊은 자리가 상세골입니까?
A2 : 거그는 상사골이여. 상사터라고 그려, 상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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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삼박골은 왜 삼박골입니까?
A2 : 삼박골이라는 디는 그 거시긴게벼, 아마. 세 군디 물이 한 간디로 쏠친다고 해서 삼박골이라고 헌 것 같어. 물이 지금 삼박골서 나오는 놈, 저기 술치골서, 술치골도 있어. 술치골서 나오는 물, 응골서 나오는 물이 합쳐져. 그리서 삼박골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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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특이한 지명이 또 있습니까?
A1 : 인자 삿갓봉, 시루봉, 이런 거시기가 있어. 시루봉이다 허먼 시루는 이게 똥그랗게 있잖아. 그리고 뺑 둘러서 동네가 살은 게 시루 구녁(구멍)이고.
B1 : 삿갓봉은 왜 삿갓봉입니까?
A2 : 삿갓 같이 생겼응게 삿갓봉일 테지.
A1 : 삿갓 그냥 이렇게 논 거 같여. 그리갔고 뺑 둘러서 동네가 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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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도깨비나 여우한테 홀렸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A2 : 관현마을에서 그전이는 여그 걸어 다녔어. 이 제 너머 관현마을이라는 디서, 우리 태성리 관현이 있는디 그리 제를 넘어 넘어댕깄다고. 근디 여기 김주월 씨라는 사람허고 여기 저 거시기허고 거그를 제를 넘어오는디, 술을 거나허게 먹고 오는디 아니나 다를까 진짜 여수를 돌린 거여. 진짜로 여수를 돌렸는디, 그른 게 여수를 돌렸나 도깨비를 돌렸나 그건 모르고 오다가 인자 어떤 사람이 인자 막 시비를 허고 쌈을 헌 게 서로 안 질라고 쌈을 했을 거 아녀. 그리서 인자 오다가 막 끄등제비를 허고 싸웠는디 거그다가 그 사람을 그 지랑폭이다가 그 끈닝이를 매서 붙들어 매고서는 저기 기튿날 어떻게 생겼는가 허고 가 본 게 무슨 빗지락 몽댕이 하나만 그 지랑폭에다 짬매 놨드리야. 그런 게 도깨비를 돌린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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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지큼이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A2 : 옛날에 어느 사람이 잘 살고 있는디 돼지 밥을 밥솥에다 해서 놓으면은 어느저리 사람 눈에 안 띄는 데다가 반절을 싹 갈라먹고 솥뚜껑을 닫아 놓더라는 거여. 옛날에는 밥을 허면 솥에다 똑 넣어놨거든. 그리서 참 별일이다, 이놈의 밥을 어떻게 돼지 밥인디 똑 돼지 밥만 해놓으먼 칼로 끊은 거 마냥 반절을 싹 갉아먹고 읎어지고 읎어지고 헌 게 이상허다. 첫 번이는 어떤 사람이 와서 누가 밥을 먹었다고 혔는디 그게 아니고 가만히 본 게, 밥이 그리 날마다 읎어지거든? 그리서 하루 지켰드리야. 지켰더니 장꽝 속으서 장꽝 북짝 밑이서 참 아닌 게 아니라 그 구렁이 같은 놈이 나오더니 꼬리로 소두렁을 이렇게 착 감더니 이렇게 자빠뜨려 놓고는 그리 쏙 들어가서 가운데를 딱 끌러먹고는 나온 데로 다시 들어가드랴. 그린 게로 그것을 정성을 드리고 위해를 이렇게 해주고 뭐시라도 해줬으먼 좋은디 부자가 되고, 그걸 잡었다네. 잡어갔고서 그 집안이 망했다는 이런 전설이 있고. 그리고 옛날에 왕궁 저기 연봉리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디 참 아닌 게 아니라 그 집이 울드리야.
B1 : 집이 울어요?
A2 : 엉, 이 집이. 집이서 아무디도 소리 나는 디가 없는디 우― 허니 우는 소리가 나면 집이 울릴 거 아녀. 그서 집이 울리먼 좋지 않다고 허는 겨 지금도. 그리서 이런 테레비 같은 것도 쬐깐 방에다 놓으먼은 집이 울린대서 안 좋아혀. 지금 나이 잡순 양반들. 그러니까 집이 그렇게 울드라는 거여. 한 이삼 년을. 일 년에 인자 한두 번썩 울었는가 어쩠는가 그렇게 울고 울고 해서 한 삼 년을 그렇게 울고 있더니 나중에는 그 업이 나가는디, 그른 게 업이 나가야 한 게 나가야 하는디 업도 서운해서 그렇게 울었던가, 나가는디 대문 앞이 가서 고개를 이렇게 떡 올리놓고는 구렁이가 어마어마하게 클 거 아니여. 나가도 않고 들어가도 않고 거그가 뻣대고 있으니 어쩌겄어. 문턱으가, 문턱으다 고개를 갖다 이렇게 대고. 그런 게 인자 무당, 무녀들 불러서 굿을 해도 안 되고 막 성경을 읽어도 안 되고 다 안 되고 막 그 인자 점쟁이들이 막 불러서 백지를 수백 장을 갖다 놓고 받어들이는디, 안이로 들일라고. 그 백지를 이렇게 열 장인가 열두 장썩 깔고서 가서 이렇게 인자 들어오게 할라고 허는 거 있어. 인자 머리를 갖다 이렇게 대고 있은 게 혹시 눈이라도 떠볼라나 허고 그렇게 정성을 들이는 거여, 그 사람들은 뭔가 알은 게. 그리갔고는 식구가 최고 어른서부텀, 할아버지서부텀, 아버지서부텀, 삼촌, 조카까지 다 들어가도 고개도 안 들고 눈도 안 떠보드리야. 그러더니 세 살 먹은 애기를 인자 아장아장 걸었는디 그 백지를 열두 장을 갖다 주고서 가서 받어들이라고 이렇게 인자 어른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허잖여. 고것만 가서 인자 허고 인자 저 거시기들은 막 인자 축원을 허고. 근디 가(애기)만, 애기가 가서 받을라고 헌 게 머리를 이렇게 쪼매 떠들었다는 거여. 그리갔고는 인자 할 수 없응게 식구들 눈에 안 띄게 어느저리 없어지드랴 나중이. 긍게로 왕궁 저 연봉리서 그런 사실이 있었디야.
B1 : 그 세 살 어린애한테만 구렁이가 반응을 한 거네요.
A2 : 긍게 가(애기)만 운이 있다는 거여. 그런 게 그 집 진기가 빠져버렸응게 그 어큼이 나가는 거여. 그리서 우리 눈이 안 비게 자기가 어디로 갈 집이로 가는 거야. 그런 게 이 집이서 망허먼 어느 집이로 그것이 가는 디는 부자가 되는 거여. 옛날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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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옛날에는 비가 안 오면 어떻게 하셨습니까?
A2 : 옛날에 비가 안 와서 모를 못 심고 이 앞에 백답이었네. 하늘서 떨어지는 물만 받어갔고 못 심어 먹은 게. 그리갔고 이 동네서 무제를 지내러 여그 성태봉을 올라갔어 옛날에는. 그리서 무제를 한두 번 지낸 게 아니고 거시기 저 시방 살았으먼은 백 살 넘게 잡순 분들이 온갖 정성 다 드리고 말허자먼 젊은 사람으로 말허먼 저 한방 거처 안 허고 그렇게 깨끗이 허고 무제를 지내러 갔어. 동네에서 돈 쪼매썩 거두고 쌀 쪼매썩 걷어갔고. 그 가난한 부락에서 모 조매 심어먹을라고. 그리갔고 무제를 지내고 내려오먼서 비 맞고 올 때가 두 번. 무제를 사흘간을 집에 안 오고 헌 게로 일주일도 지내고 그려. 산 날맹이 저기 시방 거시기 가서. 천호봉으 가서.
B1 : 무제를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A2 : 무제를 어떻게 지내냐먼은 저 음식 해다 놓고 비 와 달라고, 남자들만 가 여자들은 안 가. 그러고서는 인자 비는 거지 막 하느님기다. 비 오라고. 그러고 또 여자들은 무슨 수가 있냐먼은 아까 삼박골이라는 디가 있었지? 삼박골서 세 골 물이 내려오는 디 가서 우리 여자들이, 우리도 그거 많이 혔어. 치, 쌀 까불어 먹는 치가 있지? 치 그놈을 가지고 뒤집어쓰고 내려가서 거기 그 세 골 물 내려오는 디 가서 치를 받어갔고 물을 까불러. 물을 까부르먼 인자 이게 사람도 홈빡 젖고, 물을 긍게 받어서 또 까불고 또 까불고 인자 올라간 대로 까불먼 막 비 온 거 마냥 이렇게 막 내려올 거 아녀. 사람이 연한 명이 막 가서 그러먼 얼매나 도깨비질 허는 것처럼 푸짐허겄어. 비 오라는 무제가 그것도 있었어. 옛날에 그런 거 있었고 옛날에 하도 이 동네 옛날 옛날에 무슨 병이 들어온다 뭐 저 장질부사(?)가 들어온다 뭐시 전염병이 들어온다고 혔잖여. 그때 두둘방아라는 것이 있었어. 그것을 예방으로 우리 동네 사람은 저 집이 가서 훔쳐오고, 갖다 여그다 세워놓고 막 거그다 풍장치고 막 그냥 술 먹고 소리허고 놀고. 또 저 동네 사람은 우리 동네를 띠어갈라먼 그것 못 띠어가게 해서 막고 그맀어. 그런 것이 한 육칠십년 되네. 그른 게 방아 띠어다가 그 예방헌다고 그 말허자먼 못된 병 못 들어오게 그런 거 있었어. 두들방아를 가서 훔쳐오는 거야. 훔쳐다 여그 고사티다 세워. 세우고서 예방을 허는 거여 거그다 소제비 갖다 맨들어놓고. 말허자먼 병 들어오지 말라고.
B1 : 두들방아가 병을 막아주는 겁니까?
A2 : 그런 식이지. 그리갔고 거그다가 인자 허수아비 세워놓고 기냥 그렇게 허다가 어떻게 허다 본 게 그놈을 또 중말서 띠어갔네. 갖다 논 놈을. 그런 일이 있었어 옛날에.
구술사진
누항마을
누항마을-좌-조종옥, 우측 김복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