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대안문화 연구소 : 익산시 구술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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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사 후일담

원광대학교 대안문화연구소 장윤준 연구원의 ‘지역 정체성 찾기’

▲ 구술사 후일담


온 국민이 더위를 피해 바다와 계곡을 찾아 떠나던 8월 7일. 대안문화 연구소 구술사조사팀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가슴에 품고 첫 구술사 현장 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금마 종평마을을 시작으로 50여일이 지난 지금 구술사 현장조사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구술사를 진행하며 겪었던 일들을 풀어내려 합니다. 우선 첫 번째 순서로 구술사를 진행하며, 마을 주민들의 바램 중 몇 가지를 적어보려 합니다.

1. 천호동굴

천호산은 ‘천 가구를 품을 수 있다’는 이야기와 ‘천개의 사찰’을 만들 수 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또한 예전부터 호남 8대 명당으로 유명한 명산입니다. 이런 천호산에 또 다른 자랑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천호동굴’입니다. 천호동굴을 이야기하기 전에 충북 단양을 대표하는 고수, 온달, 천동동굴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이 세 동굴의 입장료 수익은 1년에 45억에 이릅니다. 입장료 수입이 이정도이니 세 동굴과 연계된 관광수입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여산의 천호동굴도 관광자원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천호동굴은 호남의 유일한 석회암동굴입니다. 석회암동굴은 지하경관의 신비성을 품고 있는 동굴입니다.

이 신비성에 조명만 설치해도 동굴의 아름다운 장관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또한 지리적 접근성도 무척 좋습니다. 천호동굴은 익산IC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천호동굴 주변엔 가람 이병기 생가, 천년고찰 문수사, 주얼펠리스 등 문화ㆍ관광ㆍ쇼핑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천호산이 사유지라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

2. 금마 구정마을 고택

금마 구정마을은 아홉 정승이 살았다 하여 구정마을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을주민 소병도(72)님께서는 “내가 태어나서 직접 본 것은 6채의 고택인데, 지금은 2채 밖에 안남았다”라고 구술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제 눈으로 살펴본 고택의 상태는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홍승재 교수(원광대 건축학부)의 보고서(익산 고도육성사업 역사문화환경지구 문화유적 정밀지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건축물 대장에는 1880년에 사용승인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양식이나 형태를 미루어 살펴볼 때 관아 터에 있는 건물을 옮겨왔을 가능성이 높은 집입니다. 또한 이 건물은 안채, 사랑채, 문간채, 목욕탕, 변소 등이 남아 있어 근대한옥의 특징을 잘 보여주어 보존할 가치가 높은 건물입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공가로 방치되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등 시급한 보수가 필요합니다.

구정마을 고택은 고택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정마을 고택은 마을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정사(正史) 대접을 받고 있는 『익산시사』 에서는 구정마을 지명 유래에서 ‘아홉 정승’에 대한 설명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홉 정승이 직접 거주한 구정마을 고택이야 말로 구정마을의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정마을 고택 역시 천호산과 마찬가지로 개인사유라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

구술사를 시작한지 50여일이 지났습니다. 익산의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구술사를 진행하면 마을 주민의 고충을 많이 듣습니다. 특히 마을의 시급한 사항에 대한 고충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그 고충이 개인적 고충이 아니라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간곡한 부탁들입니다. 당분간 저는 칼럼을 통해 마을주민들의 고충과 시급한 사항에 대해 다룰 생각입니다. 그것이 더운 여름날 제게 기꺼이 시간을 내어 주신 여러 마을의 주민들에 대한 자그마한 보은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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